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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속 유럽,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시

에어부산 블라디보스토크 취항정보

부산 ↔ 블라디보스토크
(약 3시간 10분 소요, 수/금/일 주3회)
※’18. 10. 28 이후 운항 스케줄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사진·글 : 여행작가 서진영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난 러시아가 좋아 지금까지 왔다. 번듯한 직장인이었지만 온전히 러시아와 함께 한 순간이 가장 행복함을 깨닫고, 우연같은 필연에 이끌려 여행작가의 길에 올랐다.
여행관련 서적 출간 : '이지 시베리아 횡단열차', 'Tripful 블라디보스톡'

독수리 전망대 블라디보스토크 명소. 언덕을 오르면 펼쳐지는 파노라마에 가슴이 뚫리듯 시원하다. 도시의 금각만 위로 놓인 금각교가 승리의 ‘V’ 모양을 한 채 웅장한 자태를 보인다. 2012년 APEC 정상회의 개최 무렵 생긴 이 다리는 이제 명불허전 블라디보스토크의 랜드마크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는
아시아

국경 거리 해양공원과 아르바트 사이 언덕진 거리가 있다. 이름은‘빠그라니치나야(Пограничная)’. 해석하면 ‘국경 거리’인데 예전 이름은 ‘한국 거리’였다. 원래 한인마을 ‘개척리’가 있었지만, 1911년 콜레라 근절을 빌미로 러시아 정부에 의해 강제 철거당했다. 지금은 한인의 러시아 이주 150주년 기념비만이 남아 여기가 1864~1941년 ‘한국 거리’였다고 기록한다.

신한촌 기념비 한국 거리에서 쫓겨난 개척리 한인들은 도시 북쪽으로 이동해 다시 ‘신한촌’을 조성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독립운동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이 컸는데,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로 한인 모두가 횡단열차에 실려 마을은 사라지게 되었다. 마을의 흔적은 없지만 1999년 한민족 연구소의 모금 활동으로 세워진 기념비가 자리를 지킨다.

도시 곳곳에서 만나는 호랑이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내에 ‘호랑이 거리(ул. Тигровая)’ 가 있을 정도로 아시아에서나 신성시 여길법한 이 동물과의 인연이 깊다. 도시를 거닐다 호랑이 동상이나 벽화가 심심치 않게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니다. 블라디보스토크 문장에도 호랑이가 있고, 도시가 매년 9월 호랑이의 날을 축하할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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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키 섬 블라디보스토크 남부에 있는 루스키 섬은 원래 군사기지였지만, 2012년 APEC 정상회의 개최 후 새롭게 탄생했다. 당시 APEC 장소는 극동연방대학교(ДВФУ) 캠퍼스가 되어 교육의 메카로 부상했고, 매년 동방경제포럼도 열린다. 특히 이곳 한국학 대학은 현지 엘리트들만 간다고. 또 루스키 섬은 높은 산은 없어도 가공되지 않은 야생의 묘한 아름다움이 있다. 북한 땅 모양의 곶과 아찔한 절벽, 여우도 만나게 되는 이곳 자연은 한국과 닮은 듯 조금 다른 매력이다. 길이 가파르지 않아 트레킹하기 좋다. 요새와 대포 등 전쟁의 역사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는
유럽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17세기 화려한 러시아 양식으로 지어진 블라디보스토크 역사는 모스크바에 있는 야로슬라블 기차역과 꼭 닮았다. 역내는 마치 박물관 같은데, 천장 벽화에 쌍두독수리 중심으로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가 그려져있다. 구석구석 그림과 장식들에서 제정 러시아의 흔적이 느껴진다. 역 플랫폼에 세워진 시베리아 횡단철도 9,288km 기념비는 놓치지 말자.

아르바트 거리 블라디보스토크의 인사동으로, 맛과 멋이 있다.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의 이름을 땄지만, 실제 명칭은 태평양 함대지휘관 ‘포킨 제독’ 거리. 유럽풍 옛 건물로 둘러싸인 이 짧은 보행자 거리에서는 벤치에 앉아 버스킹을 감상해도 좋고, 트렌디한 카페나 레스토랑에 들어가 입을 호강시켜도 좋다. 바다로 뻗은 길로 걷다 보면 해양공원과 만난다. 노을 질 때 가장 멋진 곳이기도 하다.

중앙광장 예로부터 민중의 집결지이자 혁명의 공간으로 지금은 시즌마다 새롭게 탈바꿈한다. 연말연시에는 대형 트리와 얼음 미끄럼틀이, 전승기념일에는 각종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4~11월 중 금, 토요일에 열리는 시장은 볼거리로 가득하다. 이곳을 지키는 혁명 용사들의 동상은 그 역동성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블라디보스토크 굼 블라디보스토크에도 모스크바처럼 국영 백화점 ‘굼(ГУМ)’이 있다. 스베틀란스카야 거리에서 단연 돋보이는 이 건물은 19세기 진출한 독일 상사의 작품으로 유럽 느낌이 물씬 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면서 러시아 최초 백화점이기도 한 곳. 특히 굼 안쪽에 위치한 옛 마당 공간은 멋들어진 카페와 상점, 레스토랑이 많아 젊은이들에게 인기 장소이다

니콜라이 개선문 빨강, 파랑의 다이아몬드 문양, 금장의 지붕과 쌍두독수리. 중앙광장에서 금각교 쪽으로 가면 보이는 바다를 향한 이 화려한 조형물에서 시선을 떼기 어렵다. 이는 제정러시아 시절 니콜라이 2세의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을 기념해 1891년 세운 개선문으로, 소련시절 파괴되었다가 2003년 복원했다. 사방이 뚫린 아치문을 통과하면 성공과 행복이 온다고 한다.

푸니쿨라 도시를 더욱 이색적으로 만들어주는 푸니쿨라. 이 언덕전차는 러시아에서는 소치와 블라디보스토크에만 있다. 소련 서기장 흐루쇼프가 미국 방문에서 돌아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소비에트의 샌프란시스코’로 만들겠다며, 1962년 이 푸니쿨라를 건설했다. 오르고 내리는 전차가 동시에 교차해 움직이는데, 아래로는 바다가 보여 단 2분만의 운행이지만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빠끄롭스키 사원 정교회 사원은 좀 더 러시아스럽다. 해양공원 근처에도 자그마한 이고르 체르니곱스키 사원이 있지만, 가장 큰 정교회 건물은 시내 북쪽 빠끄롭스키 공원에 위치한다. 이 빠끄롭스키 사원은 1902년 지어졌으나 소련시절 철거되었다가 2008년 다시 세웠다. 금빛, 푸른빛 동그란 양파 모양의 지붕은 참으로 아름답고, 그 웅장함이 카메라 앵글에 다 담기 어려울 정도다.

마린스키 극장 연해주 분관 문화예술의 나라에 왔으니 공연 감상이 빠질 수 없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을 연해주 버전으로 체험해 보자. 금각교가 보이는 최고 위치, ‘큐브 속 큐브’ 구조의 현대식 유리 극장에서 수준급 음악 연주나 발레를 한국보다 착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드레스 코드는 세미 정장으로 맞추자. 인터넷 예매가 가능하지만 사전 좌석 확보는 필수!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변덕스런 기후

바다를 낀 험준한 지형으로 날씨가 하루에 몇 번씩 변한다. 대체로 바람이 많고 해무나 눈이 자주 눈앞을 가린다. 1년의 반이 겨울이지만, 대신 얼음 바다 절경을 볼 수 있다.

출국카드 보관

러시아 입국 시 받는 하얀 종이를 잘 챙기자. 숙소나 기차역에서 여권을 제출할 때 항상 이 출국카드를 확인한다. 이 카드가 있어야 귀국길도 안전하니 평소 잘 보관하자.

현찰 준비

현지화는 되도록 작은 단위로 준비할 것. 거스름돈이 없다고 손님에게 잔돈을 요구하기 때문. 외화를 현지 환전할 경우는 큰 단위로 하되, 훼손된 화폐는 받지 않으니 유의하자.

버스 탑승

우리나라와 달리 버스가 후불제이다. 큰 버스의 경우 대체로 뒷문으로 탑승하고, 하차할 때는 기사에게 버스비(23루블) 지불 후 앞문으로 내린다.

현지 심카드 사용

무선 인터넷이 꽤 잘 되지만 자유로이 사용하고 싶다면 현지 통신사의 심카드를 구입하자. 여권만 있으면 1만원 안팎으로 넉넉한 용량의 데이터를 쓸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의 맛

킹크랩 킹크랩 먹으러 블라디보스토크를 간다 해도 될 정도로 가격과 맛이 매력적이다. kg당 4만 원 정도면 레스토랑 수조에 있는 캄차트카 산 킹크랩을 쪄서 통으로 먹을 수 있다.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해양공원에 있는 해산물 마켓에서 냉동된 것을 맛보기 하는 것도 좋다.

곰새우 블라디보스토크의 명물! 러시아어로 곰과 새우의 합성어인 ‘메드베드까’라는 이름의 곰새우는 껍질이 거칠고 단단해 징그러워 보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속살은 짭조름하고 쫄깃하며 가재 뺨치는 식감을 자랑한다. 맥주 한 잔과 찰떡궁합! 해산물 마켓이나 재래시장에서 구매 가능하다.

샤슬릭 코카서스 지역 요리인데 이제는 러시아 전통식으로 자리 잡았다. 쇠꼬챙이에 꽂은 고기를 서서히 숯불에 구워 맛이 없을 수 가 없는 음식. 양, 돼지, 닭, 소고기 등 육류와 생선, 감자, 채소도 굽는다. 숯의 향이 스민 고기를 양파, 소스와 밀전병에 싸먹으면 그 맛은 배가된다

보르쉬 러시아에 가면 먹어봐야 하는 붉은 무국. 감자와 당근, 양파, 비트가 들어간 이 수프를 먹으면 신기하게도 김치찌개의 개운함이 느껴진다. 러시아 사람들은 주로 사워소스인 스메따나(сметана)를 듬뿍 넣고 섞어서 분홍빛으로 만들어 부드럽게 먹는다.

하차푸리 치즈와 빵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조지아식 피자로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 특히 타원형 빵 가운데 살포시 얹은 달걀이 얼핏 사람 눈동자처럼 보이는 아자리야식 하차푸리는 먹는 방법도 특이하다. 중간의 노른자를 터뜨려 아래 깔린 치즈와 함께 섞어서 먹는 것이 포인트다.

블린 오랜 시간 전통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로 사랑받은 러시아식 팬케이크. 메밀가루, 우유, 계란, 버터로 만든 반죽을 얇게 부쳐낸다. 토핑으로 과일이나 잼, 초콜릿, 꿀을 곁들어 먹으면 디저트가, 고기, 연어, 버섯을 넣어 먹으면 간단한 식사가 된다. 식당 어디나 있는 단골 음식이다.

러시아의 달콤한 디저트

메도빅 러시아의 대표적인 서민 케이크로 꿀이 들었다. 겹겹의 비스킷, 그 위로 갈색 부스러기를 얹은 메도빅은 많이 달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꿀을 싫어했던 19세기 황후 엘리자베타도 반하게 만든 신비의 레시피로 탄생한 이 꿀 케이크는 커피나 차와 함께 먹어야 제 맛.

라프 달달한 러시아식 커피. 20여 년 전 모스크바 ‘커피 빈’에서 손님 라파엘의 주문으로 만든 커피가 시초가 됐다. 에스프레소, 크림, 시럽을 한꺼번에 섞어서 짙은 거품이 날 때까지 머신에 돌려 제조하는 이 커피는 기분이 우울할 때 마시면 딱 좋다. 커피 거품 위 그려진 작품은 카페마다 천차만별이다.

러시아 = 술!?

보드카 러시아에 왔다면 보드카는 필수! 러시아어로 ‘물(вода)’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보드카는 무색, 무미, 무취, 즉 3무(無)의 증류주다. 원료는 곡물과 감자, 도수는 무려 40도나 된다. 소주잔보다 날씬하고 길쭉한 잔에 마신다. 첫잔은 무조건 원 샷!

맥주 러시아에서 맥주 종류가 많은데, 아무거나 먹어도 웬만큼 괜찮다. 그중 발찌까(Балтика), 잘라따야 보치까(Золотая бочка), 스따리 멜닉(Старый мельник) 등이 대표적인 인기 브랜드. 특히 국민맥주 발찌까는 번호별로 알코올 도수가 달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러시아 식당에서 생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현지 식당에 가서 ‘라즈리브노예(разливное)’를 달라고 하자.

보드카 잘마시는 방법

이 엄청난 도수의 술을 어떻게 좀 쉽게 마셔볼 수 있을까? 놀랍게도 보드카는 냉동실에 오래 두어도 얼지 않는다. 냉동된 보드카는 살짝 점액질로 변하는데 이때가 가장 알코올 향이 없어 마시기 수월하다. 하지만 먹을만하다고 계속 마시면 금세 취한다.

알코올 구매는 미리미리

러시아에서는 마트나 주류 매장의 알코올 판매 시간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 저녁 10시부터 아침 9시까지는 주류 판매가 금지된다. 필요하면 미리 사두는 것이 좋다. 단, 바나 레스토랑에 직접 가서 마시는 건 시간제약이 없다.